꽤 멋진 장면이 많이 등장하고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이긴 하나 철저하게 차갑게 한발짝 물러나서 이야기를 바라보는 영화구조를 끝까지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선이 꽤 효과적인 영화가 있는 반면 자칫 지루하게만 만들 위험성도 있다. 콜드마운틴의 경우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않았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콜드마운틴에 목사의 아버지를 따라 온 아이다 몬로는 인만과 만나면서 호감을 느끼고 아직 서로를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남북전쟁에 발발하여 인만은 참전하게 됨으로서 이별을 하게된다. 너무나도 짧았던 만남이었기에 그토록 서로를 그리워하는 장면들이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속이기에 단순히 그들의 환상속 대상에 대한 집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후반이후는 감정을 억제한 영화 전형적인 결말이라서 좀 실망. 우연찮은 기회여서 보게되었지 스스로 찾아서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던 듯 -- Nyxity 2004-5-19 23:39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초반 한시간 정도는 니콜 키드만의 전작인 도그빌이 연상되어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인만이 떠난 후,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전혀 생활력 없는) 아이다는 홀로 남겨지죠. 밭도 갈줄 모르고, 소젖도 짤줄 모르고, 그저 있는 물건을 맡기고 약간의 식량만 얻어서 생활할 뿐. 게다가 그녀에게 눈독들이고 찝쩍대는 티그는 최악. 방아쇠만 당겨지면 도그빌의 그레이스에게 닥친 것 같은 비극의 파도가 터져나올 것 같아 두근두근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그런 파도가 지나간 뒤 귀환한 피의 복수(-_-)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맴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루비의 등장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영화의 분위기를 확 돌려놓은 그녀, 막말을 막 해대면서 아이다 앞에 나타나서 '티그와 지역방위대 vs 아이다&루비' 구도를 형성해 주더군요. 이후로는 상당히 즐겁게(?) 아이다 측과 인만 측의 고난의 행로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루비 캐릭터 너무 재밌어요. 역시 르네!
전체적으로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의 구조가 바로 연상이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두 남녀는 바로 오딧세우스와 페넬로페를, 중간중간 인만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키르케, 칼립소같은 캐릭터를, 티그와 지역방위대는 구혼자 일당과 그대로 겹쳐집니다. 아, 그러고 보니 북군은 트로이 사람들인 모양이군요. 아무래도 얼마 전에 본 트로이의 영향이 아닌가 싶지만 나름대로 일리있는 이야기 아닌가요?
전쟁 & 로맨스 영화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 영화는 고난의 과정과 극복을 묘사한 드라마라는 편이 맞을 것 같군요. 콜드 마운틴으로 향하는 여정과 풍경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화면이 마음에 듭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많이 갈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네요.-- Philia75 2004-6-20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