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로맨스에 집중하게 만든 스토리임에도 전혀 애절한 감정이 안생긴다. 왜 레아가 자살했는지, 어떻게 만나서 사랑하게되고 결혼했는지 그리고 탐사선안에서 왜 절망감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정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원작의 무게감을 살리고 싶어서 무게감있는 진행때문에 그렇게 되었는 것 같기도 하고 레아역의 Natascha McElhone이 너무 밋밋한 연기를 해서일까. 좀더 감정선을 자극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로 무게잡았던 솔라리스를 의식해서 이런 모양이 되버린 것인지..
또한 레아의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겪는 그 처절한 절망감은 소더버그가 그렇게 자세히 설명을 해줬던 것 보다 별다른 배경설명이 없었던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가 더 크게 관객들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자꾸 아쉬웠던 점에 대한 부분을 들게 되는데..이번 영화에서는 솔라리스의 '바다'가 쏙~ 빠졌다. 등장인물들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들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솔라리스의 바다는 크리스의 사랑에 대한 갈망에 묻혀서 더이상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다.
마지막 결론부분은..음..너무 안이하다고 할까. 절망감에 대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기에..결말도 그다지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 같다.
차라리 이런식의 리메이크보다는 몇가지 아이디어만을 참조해서 호러영화로 만들어버려서 개인적으로 끔찍한 경험을 했던 이벤트호라이즌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어진다.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만들기엔 원작이나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에 대한 이미지들이 너무 아깝는 느낌이다.-- Nyxity 2003-6-13 0:15
영화를 보고나서 타르코프스키것을 보고싶어졌는데..3시간가까운 영화를 또 보려고 하니 엄두가 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