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제왕에서 대규모 스펙터클 전투신을 보여줄대로 보여준 상황이라서 감독은 현명하게도 스펙터클 전투장면에 치중하지 않았다. 오히려 막 전투장면이 있을거라 예상한 장면에서 시체들로 가득찬 평원을 보여주는 식으로 건너뛰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절제도 마지막 예루살렘 수성전에서 참았던 연출이 폭발한 느낌이었다. 대규모 물량을 막아내려는 몸부림의 처절함은 리들리 스콧감독의 완숙한 연출이라 감탄할만했다.
아쉬운 것은 올랜드볼룸. 반지의제왕의 인상에서 많이 벗어났고, Troy나 PiratesOfTheCaribbean/TheCurseOfTheBlackPearl 에서 처럼 영화와 따로노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많이 부족했다. 망설임과 고뇌를 그냥 무표정으로밖에 표현 못한 점이라 든가 마지막 전투를 위해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위를 주고 연설하는 비장미넘치는 장면에서 카리스마부족은 클라이막스로 사람을 끌어들이는데 많이 부족했다. (당초 생각처럼 러셀 크로우가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면에서는 올랜드가 더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문둥병왕으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상태로만 나온 에드워드 노튼의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병약한 몸으로 대규모 군사를 이끌고와서 살라딘과 협상하는 모습이나 "짐이 곳 예루살렘이다!"며 기 드 루지앵을 때리는 모습 등 병약하나 몸짓 하나하나에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느꼈다.
한시간 가까운 분량이 잘려나가선지 약간은 감정이입에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리없고 깔끔하게 연결한 듯하다. 역시 확장판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반지의제왕이후 나왔던 대규모 고대 전투를 내세운 영화중에선 그나마 가장 잘 만든 느낌이다. 스토리도 그렇고. -- Nyxity 2005-5-7 21:29
P.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