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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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King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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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잭슨판 킹콩은 오리지널 킹콩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리지널을 보면 훨씬 더 재밌다는 말을 들어서 급하게 오리지널을 구해서 본 후 감상을 했다. 충고는 역시 들으라고 있나보다. 초반 1시간 가량이 조금 지루하다는 말도 있는데,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재미있게 봤다.

특히 앤이 벤처호에서 찍는 장면은 오리지널 킹콩의 대화 부분이고 여배우를 구하는데 페이레이가 RKO쪽 일때문에 안된다는 말에 킬킬 거리게 된다. 원주민이 거의 우르크하이처럼 섬뜩하게 묘사하면서도 원작의 원주민 느낌은 브로드웨이 쇼에서 재현하고 있는 등 비교하면서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짓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

또한 단순히 스토리를 충실히 따르기만 하지 않았고 오리지널이 러프하게 얼렁뚱땅 넘어간 흐름을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해서 몰입도를 훨씬 높이기도 했다. 단순히 영화를 해골섬가서 찍자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겐가 영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쫓기듯 해골섬으로 가게되는 부분이나 필름이 파괴되어서 콩을 사로잡고 가져갈 결심을 하게되는 과정 등이 단적인 예이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콩보다 공룡을 가져가는 것이 더 임팩트가 강할 듯 한데..) 그리고 벤처호가 암초에 걸리는 장면이나 원주민이 앤을 납치하러 오는 과정의 묘사, 콩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비례의 정확성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물론 발달된 특수효과로 해골섬의 분위기를 보다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도 멋졌다. 해골섬에서의 액션은 쉴틈없이 이어져서 완전히 몰입해서 봤다. 액션 뿐 아니라 앤과 콩의 교감을 이루는 장면과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의 노을장면 등도 사이사이 있어서 완급을 조절하고 캐릭터들에 대한 감정이입도 이끌어내고 있다.

1933년의 시대를 그대로 재현한것도 영화를 더욱 멋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 현대를 무대로 했을 경우 무리가 가는 스토리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콩을 잡아와서 브로드웨이 쇼로 만드는 것은 역시 어거지.) 또한 당시 대공황이라는 시대상에서 오는 극적 긴장감을 살리고 있고 뉴욕이라는 도시가 지금과 당시 큰 차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묘한 스팀펑크적인 느낌이 나는 것도 매력을 더하는 듯 하다.

앤과 콩과의 관계는 원작에서 단순히 공포감만을 주는 것과 달리, 꽤 풍부한 감정의 교류가 있다. 해골섬에서 공포감에서 시작하여 조금식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 뿐 아니라 뉴욕에서 센트럴 파크 스케이트장 장면과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에서 바라보는 노을장면 등 세세한 묘사가 있어서 꽤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유명한 대사 "Oh no, it wasn't airplanes. It was Beauty Killed the Beast" 가 더 무게가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까지 만족감을 주는 영화는 최근에 없었던 것 같다. -- Nyxity 2006-1-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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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집일: 2006-8-2 9:06 a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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