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행성을 엿본듯. 코엑스 아쿠아리움.
우리가 이곳을 즐기리란 걸 짐작했건만, 이 정도일 줄은.
생명을 진지하고 겸손하게 바라보는 행위는 우릴 영적인 체험으로 안내한다.
갖은 옷가지들로 자신을 휘감아 몸의 제한적인 부분만을 드러내는 사람과 달리
수중생물들은 그 나긋나긋한 몸뚱아리를 내 눈 앞에 감춤없이 보여주었다.
작은 비늘들, 그 아래 근육의 움직임, 영혼이 없는 듯한 가맑은 눈빛,
투명한 체액 속의 붉은 내장 기관들, 그들의 살갗 하나하나.
그들은 우주인이었고, 지구인이었고, 이 행성의 주인공이었다.
가만히 겸손하게 우리가 서있는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우린 너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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