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존경스러운 점은 의문이 들었을때 책이나 연구보고서, 논문등의 간전접적인 정보를 먼저 찾아본 것이 아니라 바로 이웃 가난한 집을 방문해서 그들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그들이 어째서 그런 가난한 상태에 있는지를 관찰하고 해결책을 생각했다는데 있다. 이러한 실천력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실천력을 가지고 있는 그가 부럽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 그의 소액융자방법은 방그라데시같은 그런 곳에서만 유용한 수단이라 예상을 했다. 미국이나 한국, 일본등 산업화가 어느정도 이상 고도화된 나라에서 과연 그런 방법이 통할까 하는 의문은 읽으면서 내내 맴돌던 생각이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미국에서의 성공사례까지 나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업교육은 필요한가?(p.309)]챕터에 이르렀을때 나의 의문은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다.
물론 소액융자가 빈곤퇴치의 만능은 아니지만 기존 복지정책의 한계점을 많이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다. 소액융자는 가난한 사람 스스로의 힘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요인일 것이다. 즉 기존 복지정책에서 할 수 없었던 강한 동기부여가 가능했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할 수 있었으리라 추측해본다.
그리고 소액융자라는 수단이 아니라 빈곤을 외면하려고 했던 기존 시각을 빈곤문제에 직시하게 할 수만 있다면 빈곤은 정말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준다.
P.S. 미국유학시절 에피소드 중 학점 짠것으로 유명한 게오르게스쿠 루에겐교수에게 유일한 A학점을 받은 사람이 한국인이라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 참 웃겼다. 여담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인 사무엘슨 교수의 강의는 언제나 농담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그때 강의를 듣는 학생중 눈빛이 빛나는건 대부분 미국인들이고 한국인과 일본인은 눈에 촛점을 잃는다고 한다(영어문제). 그후, 본격적인 경제학 강의가 시작했을때 눈빛이 빛나는건 한국이나 일본 학생들이고 눈에 촛점을 잃는건 미국인이란 말이 생각나는 에피소드였다. -- Nyxity 2003-2-4 22:51
십년이 지난 지금 이 실험은 실패한 듯 하다.
평소에도 가난과 자본에 대해서 가끔은 생각해 본 적이 있어서그런지.. 굉장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자본주의의 최대 약점.. 자본이 없는 자는 정말 살아가기 힘든 구조.. 그 구조적인 문제를 가난을 경험해본 적 없는 방글라데시 교수가(물론 그는 만연한 가난을 매일 같이 봐야하긴 했지만) 이론을 뛰어넘어 현실로 대안을 내놓고 해결해 가는 과정은 참으로 경탄할만하다.
방글라데시 하면 떠오르는 것.. 홍수와 자연 재해... 지지리도 가난한 나라.. 나에겐 이런 정도의 이미지만 있었다. 그런데 전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소액 융자를 해서 가난을 퇴치해 가는 사람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나왔길래 유심히 봤었는데, 참으로 이 사람은 자본주의안에서 기적을 이룬 사람이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는 생각만큼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도 금융권과 기업(부자들)간의 유착... 자본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지속적인 소외와 가난의 고착화.. 등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룬 기적이기에 더욱 값진 것이었다..
사실 가난은 누구의 문제도 아니다..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을 뿐.. 유누스 교수 말 처럼 인간은 누구나 뛰어난 생존의 능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단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뿐이지..인간을 부속쯤으로 여기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의 인간적 능력과 인간에 대한 믿음으로 작은 기적을 이뤄 그것을 전세계로 확대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가난을 뛰어넘은 어떤 삶의 의지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막연히 가졌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다. 책 빌려준 쥔장께 감사해요! -- Pdmshift 2003-3-8 0:26